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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평(2023년)

(서평 97)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읽고

by 줄리샘 2023.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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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책제목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저자: 김지수, 출판사:열림원, 2023.5.3.)

이 책의 앞부분에 이어령교수님의 메시지인 ”내 것인 줄 알았으나 받은 모든 것이 선물이었다“라는 문구가 가슴에 와 닿았다. 이어령 교수는 20222월에 돌아가셨다.

이 책은 202110월에 초판이 인쇄되었고, 죽음을 앞둔 지성인의 마지막을 김지수 작가가 인터뷰한 내용이다. 미치 엘범이 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란 책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도 죽음을 앞둔 모리교수를 제자인 미치가 인터뷰한 형식으로 기록한 책이기 때문이다.

 

죽음을 앞두고 사람들은 어떤 감정을 느낄까? 허무하지는 않을까? 내가 만일 이런 상황이 되면 나는 어떤 감정을 느낄까? 궁금하다. 나는 내가 감정적인 면보다는 이성적인 면을 조금 더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람이란 감정에 의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느꼈다. 그렇기때문에 때로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을때가 많았고 지금도 그렇다.

 

사람은 마지막이 다가오면 어떤 감정들이 느껴지는지 관심을 가지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예전에 이어령교수님의 강의를 TV를 통해 본적이 있는데 권위적이지 않고 대중을 편안하게 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정말 좋게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에게 지성인으로 불리는 이어령교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들을 하는지 알고 싶었다.

 

이 인터뷰의 핵심은 ”죽음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한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죽음이라는 한계가 없으면 사람들은 얼마나 교만하고 욕심으로 가득찰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죽는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살면 서로에게 힘들게 하지 않을수도 있을텐데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책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프레임에 갇혀 사는지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는 말, 어린애 눈으로 보면 직관적으로 이상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데 고정관념의 눈꺼풀이 눈을 덮으면 그게 안보인다는 것, 달콤한 거짓말만 보려고 한다는 것.

 

직장생활을 하면서 정말 많이 느끼는 부분이었고 지금도 느끼고 있다. 나를 포함한 동료나 상사들을 보면서 제3자의 시선으로 볼 때는 객관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들은 알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또한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거나 깨닫지 못하는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을까?

직장생활을 하면서 젊었을때는 이런 것들을 몰랐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직장생활의 경험이 쌓이니까 그런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내가 어떤 프레임에 갇혀 있을 때는 나도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기 힘든 순간들이 많다.

 

남의 눈에 들보는 잘 보면서 내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한다라는 성경 말씀이 있다. 항상 나보다는 남의 눈에 들보가 내 눈에더 잘 보인다. 그 잘보이는 시선을 나에게 돌리려고 해도 힘들다. 부부간에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나보다는 남편의 눈에 들보가 내눈에 먼저 들어오고, 그것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고 부부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살면서 수없이 마음을 내려놓는다고 입술로는 고백하지만 현실과 마주하면 여전히 잘 지켜지지 않는다.

 

이어령님은 말한다. 우리는 영원히 타인을 모른다고 다만 안다고 착각할 뿐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나는 나 자신도 난 모를 때가 많다. 그런데 어떻게 내가 타인을 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친하다고 조금 아는 것을 가지고 그 사람을 잘안다고 말하면 안될 것 같다.

 

인생은 마라톤에 많이 비유되곤 하는데 여기서는 더 나아가 인생을 춤에 비유한다. 자기만의 바이브, 리듬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또한 이 책에서는 황금은 황금으로 보고, 돈은 돈으로 보고, 사람은 사람으로 보라고 가르쳐야 된다고 한다. 돈에게는 주인이 없다는 말. 감정이입을 하지 말고 그것이 가지고 있는 그대로를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 즉 삶을 살아가면서 이것이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 이성과 감정이 별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어령교수는 자신의 죽음을 바다에 이는 파도에 비유해서 말한다. 바다에 일어나는 파도가 아무리 높게 일어나도 항상 수평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거센 바다도 수평이 있지만 항상 움직이기에 한번도 수평이라는 걸 가져본 적이 없다.

그러나 돌아가야 할 수면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죽음도 끊없이 움직이는 파도였으나, 모두가 평등한 수평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또한 촛불과 나무가 흔들리는 것도 중심으로 원래의 자세로 돌아가기 위해서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어령교수는 촛불과 파도 앞에 서면 항상 삶과 죽음을 기억해라고 한다.

수직의 중심점이 생이고 수평의 중심점이 죽음이라는 것을.

 

이 책을 다 읽고 나는 지금 이순간의 나 자신을 바라본다. 나는 나의 삶을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까?

지금 이순간 나는 복잡한 생각들로 힘들다. 나의 이런 개인적인 힘듦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죽음에 비하면 나의 힘듦은 아주 조그만 것이다.

하지만 나의 고민에 난 초연해질 수 있을까? 생각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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